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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고전/오디세이아

오디세이아 제8권1

by 복 짓는 사람 202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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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권 알키노오스의 궁전에서 연회와 경기가 열리다

 

 

아침의 아이, 장밋빛 손가락을 가진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알키노오스왕과 오디세우스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키노오스왕은 앞장서서 파이아케스인들의 집회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배들이 정박한 곳 가까이에 있었다. 그곳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반들반들하게 다듬은 돌로 만든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한편 아테나는 알키노오스왕의 시종 가운데 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한 뒤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오디세우스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그녀는 시민들을 한 사람씩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파이아케스인들의 원로들이며 도시의 지도자들이여, 모두 집회에 나오십시오. 알키노오스왕의 궁전에 막 도착한 이 나그네의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그는 긴 항해를 마치고 이곳에 왔는데, 마치 불멸의 신처럼 보입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모두 집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앉을 자리도 설 자리도 없을 만큼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 모두가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아테나가 그의 머리와 어깨를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어 실제보다 키가 크고 체격도 더 당당해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가 아주 뛰어난 인물이라는 인상을 파이아케스인들에게 주고, 그들이 벌일 여러 가지 기량 겨루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알키노오스왕이 입을 열었다.
“파이아케스인들의 원로들이며 도시의 지도자들이여, 내 말을 들어주시오. 내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말하겠소. 이 나그네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쪽에서 왔든 서쪽에서 왔든 어딘가에서 내 집까지 찾아왔소. 그는 고향까지 호송해 줄 배를 원하고 있으며, 그 일을 처리해 주기를 바라고 있소. 그러니 이전에 다른 나그네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를 위해 배를 한 척 마련합시다. 지금까지 내 집에 찾아온 사람 가운데 내가 너무 늦게 떠나게 했다고 불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소. 아직 한 번도 항해한 적 없는 배 한 척을 바다에 띄우고, 우리의 젊은 선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이들 쉰두 명을 태웁시다. 젊은 선원들은 각자 자기 자리에 앉아 노를 단단히 고정한 다음 다시 궁으로 오시오. 궁에서 성대한 연회를 준비하겠소. 필요한 것은 내가 모두 마련하겠소. 지금까지는 배의 선원이 될 젊은이들에게 한 말이었소.
원로들과 도시의 지도자 여러분은 나와 함께 회랑에서 우리의 손님을 대접하도록 합시다. 어떤 핑계도 용납하지 않겠소. 또 데모도코스를 불러 노래하게 합시다. 그가 무엇을 노래하든 그만한 음유 시인은 어디에도 없소.”
알키노오스왕이 앞장서자 다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랐다. 한 시종은 데모도코스를 데려오러 갔다. 쉰두 명의 뛰어난 노잡이들은 명령받은 대로 바닷가로 향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배를 물속으로 끌어넣고, 돛대와 돛을 배 안에 마련했다. 노는 차례차례 가죽끈으로 노걸이에 단단히 묶었으며, 흰 돛을 높이 펼쳤다. 그들은 배를 육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정박시킨 뒤 다시 해안으로 올라와 알키노오스왕의 연회장으로 향했다. 별채와 뜰, 궁전의 모든 구역은 늙은이와 젊은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알키노오스왕은 양 열두 마리와 다 자란 돼지 여덟 마리, 황소 두 마리를 잡았다. 사람들은 그것들의 가죽을 벗기고 손질하여 성대한 연회를 준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시종이 유명한 음유 시인 데모도코스를 데리고 들어왔다. 뮤즈는 데모도코스를 몹시 사랑했지만, 그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함께 내려주었다. 신적인 노래의 재능을 주는 대신 그의 시력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폰토노오스는 손님들 사이에 데모도코스를 앉힐 자리를 마련하고, 기둥에 기대어 앉도록 했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 있는 못에 수금을 걸어두고, 그가 손을 뻗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일러주었다. 또한 그의 곁에 먹을 것이 담긴 바구니와 잘 차려진 식탁을 마련하고,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도록 포도주가 든 잔도 놓아주었다. 사람들은 앞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모두가 충분히 먹고 마시자, 뮤즈가 데모도코스에게 영감을 내려 영웅들의 업적을 노래하게 했다. 특히 당시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던 이야기를 노래하게 했는데, 바로 오디세우스와 아킬레우스 사이의 다툼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연회 자리에 앉아 서로에게 얼마나 거친 말을 퍼부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당시 지도자 아가멤논은 자신의 두 장수가 서로 다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그가 신탁을 받으려고 돌로 된 신전의 바닥을 가로질러 갔을 때 아폴론이 퓌토(델포이)에서 그에게 이미 이 일을 예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제우스의 뜻에 따라 다나오스인들과 트로이인들 모두에게 닥친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음유 시인은 그렇게 노래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얼굴을 파이아케스인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자줏빛 망토를 머리 위로 끌어올려 얼굴을 가렸다.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유 시인이 노래를 멈추자 오디세우스는 눈물을 닦고 다시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 잔을 들어 신들에게 술을 올렸다. 하지만 파이아케스인들이 데모도코스에게 더 노래해달라고 재촉했다. 그의 노래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는 다시 망토를 머리 위로 끌어올리고 흐느껴 울었다. 아무도 그의 괴로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직 가까이에 앉아 있던 알키노오스왕만이 그가 깊이 탄식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알키노오스왕은 곧바로 말했다.
“파이아케스인들의 원로들이며 도시의 지도자들이여, 이제 연회도 충분히 즐겼고 그에 어울리는 노래도 충분히 들었소. 이제 운동 경기를 시작합시다. 그러면 우리의 손님이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친구들에게 우리가 다른 모든 민족보다 얼마나 뛰어난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오. 권투에서도, 레슬링에서도, 높이뛰기에서도, 달리기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말이오.”
알키노오스왕이 이렇게 말하고 앞장서자 다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랐다. 한 시종은 데모도코스의 수금을 제자리에 걸어두고 그를 회랑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파이아케스인들의 귀족들이 경기를 구경하러 가는 길을 따라 그를 안내했다. 수천 명이나 되는 군중이 그들을 뒤따랐고, 경기마다 훌륭한 선수들이 여럿 참가했다. 선수들에는 아크로네오스, 오퀴알로스, 엘라트레오스, 나우테오스, 프림네오스, 안키알로스, 에레트메오스, 폰테우스, 프로레오스, 토온, 아나베시네오스, 그리고 테크톤의 손자이자 폴리네오스의 아들인 암피알로스가 있었다. 또 나우볼로스의 아들 에우리알로스도 있었는데, 그는 마치 아레스와도 같았으며, 라오다마스를 제외하면 파이아케스인 가운데 가장 잘생긴 남자였다. 알키노오스왕의 세 아들인 라오다마스와 할리오스, 클리토네오스도 경기에 참가했다.
가장 먼저 달리기 경기가 열렸다. 출발선에서부터 코스가 직선으로 펼쳐졌고, 그들은 평원 위를 먼지를 일으키며 날듯이 달려 나갔다. 그들 중 알키노오스의 고귀한 아들 클리토네오스가 단연 뛰어났다. 그는 다른 모든 선수를 크게 따돌렸는데, 그 거리는 노새 두 마리가 휴경지에서 갈아엎는 이랑의 길이만큼이나 되었다. 그다음에는 온몸의 힘을 겨루는 고된 레슬링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는 에우리알로스가 가장 뛰어났다. 높이뛰기에서는 암피알로스가 모든 경쟁자를 앞섰고, 원반던지기에서는 엘라트레오스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알키노오스왕의 아들 라오다마스는 권투에서 가장 뛰어났다. 경기를 모두 즐기고 난 뒤 라오다마스가 말했다.
“우리 손님께 어떤 경기에 능한지 한번 물어봅시다. 저분은 몸집부터 매우 건장해 보입니다. 허벅지와 종아리, 손과 목에 엄청난 힘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나이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에 많은 고난을 겪으신 것 같습니다. 바다라는 곳은 아무리 힘센 사람이라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에우리알로스가 대답했다.
“그대의 말이 옳소, 라오다마스. 그렇다면 직접 손님께 가서 물어보시오.”
라오다마스는 그 말을 듣고 군중 한가운데로 나아가 오디세우스에게 말했다.
“나그네여, 우리 경기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자신 있는 종목이 있다면 부디 참가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경기에서 기술을 겨루어 보셨을 것이 아닙니까? 사람이 평생 명예를 얻는 데에는 손과 발을 제대로 쓰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한번 겨뤄보십시오. 그러면 마음속의 모든 슬픔도 잠시 잊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고향으로 돌아가실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배는 이미 물에 띄워졌고 선원들도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오디세우스가 대답했다.
“라오다마스, 어째서 나를 도발하게 하시오? 지금 내 마음은 경기보다 근심에 사로잡혀 있소. 나는 끝없는 고난을 겪은 뒤 지금 그대들 앞에 와 있소. 그대들의 왕과 백성에게 간청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중이오.”
그러자 에우리알로스가 노골적으로 그를 모욕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사람들이 즐겨 하는 수많은 경기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모양이군요. 당신은 아마 욕심 많은 상인 가운데 한 사람일 겁니다. 배를 타고 다니며 선장이나 장사꾼 노릇을 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들은 그저 실어 나갈 화물과 돌아올 때 가져올 물건에만 관심이 있지요. 당신에게는 선수다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지혜로운 오디세우스는 그를 노려보며 엄숙하게 말했다.
“부끄러운 줄 아시오. 그대는 참으로 무례한 사람이로군. 신들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용모나 지혜, 언변 같은 은혜를 똑같이 내리지 않으시는 법이지. 어떤 이는 외모가 보잘것없으나 신께서 그의 말에 우아함을 더하시어 백성들이 그를 보고 기뻐하게 만드오. 그는 겸손함과 온화함으로 확신 있게 말하며 집회에서 단연 빛나고, 백성들은 그가 성읍을 다닐 때 신처럼 바라보게 되지요. 반면에 어떤 이는 불멸의 신들과 같은 외모를 가졌으나 그 아름다움에 지혜라는 영광이 따르지 않소. 그대의 외모가 바로 그러하구려. 신이라 해도 당신보다 더 잘생긴 형상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그대의 지혜는 보잘것없구려. 그대는 무례한 말로 내 가슴속 분노를 자극했소. 나는 여러 가지 운동 경기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소. 젊고 힘이 넘치던 시절에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선수들 가운데 하나였소. 지금은 고난과 슬픔에 지쳐 몸이 쇠약해졌소. 전쟁터에서도 지친 바다 위에서도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오. 그럼에도 그대의 말이 내 마음을 자극했으니 이 모습 그대로 경기에 나서겠소.”
오디세우스는 망토조차 벗지 않은 채 서둘러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파이아케스인들이 원반을 던질 때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묵직한 원반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는 그것을 뒤로 크게 휘둘렀다가 힘센 팔로 내던졌다. 원반은 공기를 가르며 웅웅거리는 소리를 냈다. 파이아케스인들은 원반이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움찔했다. 원반은 오디세우스의 손을 떠나 우아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 지금까지 다른 선수들이 던진 기록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 아테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원반이 떨어진 자리를 표시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그네여, 눈먼 사람이라도 손으로 더듬어 찾아보면 그대의 기록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어떤 기록보다 훨씬 앞서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 경기에서는 마음을 놓으셔도 됩니다. 어떤 파이아케스인도 그대가 던진 원반만큼 멀리 던질 수는 없을 테니까요.”
오디세우스는 구경하던 사람들 가운데 자신을 편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기뻐했다. 그래서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젊은이들이여, 할 수 있다면 내가 던진 원반의 기록에 도전해보시오. 나는 이만큼 무거운 원반, 아니 그보다 더 무거운 원반이라도 다시 던질 수 있소. 나와 한판 겨루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나와보시오. 나는 지금 몹시 승부욕이 불타고 있으니, 권투든 레슬링이든 달리기든 상관없소. 여러분 가운데 누구와도 겨룰 수 있소. 다만 라오다마스와는 겨루지 않겠소. 그는 내 주인이자 손님을 맞아준 이의 아들이기 때문이오. 손님은 자신의 주인과 가까운 가족과 경쟁해서는 안 되는 법이오. 적어도 타국에 와 있는 손님이 자신을 맞아준 주인의 가족에게 어떤 경기에서든 도전하는 것은 신중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오.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 자신의 발밑에 있는 땅을 파내는 꼴이 될 것이오. 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면 누구도 예외가 없소. 나는 끝까지 겨루어 누가 더 뛰어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소. 나는 인간들이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운동 경기에서 기술이 뛰어나오.
나는 활을 아주 잘 쏩니다. 전투에 나가면 나와 함께 활을 겨누는 사람이 아무리 많더라도 내가 가장 먼저 화살로 적을 쓰러뜨리곤 했소. 트로이 앞에서 우리 아카이아인들이 전쟁을 벌이던 시절에는 필록테테스만이 나보다 활을 더 잘 쏠 수 있었소. 아직 이 땅 위에서 빵을 먹으며 살아가는 인간들 가운데서는 내가 그 누구보다도 활을 잘 쏜다고 자부할 수 있소. 하지만 이미 죽은 위대한 영웅들과 활 솜씨를 겨루고 싶지는 않소. 헤라클레스나 오이칼리아의 에우리토스 같은 사람들 말이오. 그들은 신들과도 활을 겨룰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궁수였소. 실제로 에우리토스가 젊은 나이에 죽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소. 그는 아폴론에게 활 솜씨로 도전했고, 이에 화가 난 아폴론이 그를 죽였소.
또 나는 다른 누구보다도 멀리 창을 던질 수 있소. 다만 달리기만큼은 파이아케스인들 가운데 누군가가 나보다 앞설지도 모르겠소. 나는 바다에서 너무나 쇠약해졌기 때문이오. 제대로 먹지 못한 날이 많아 아직도 몸에 힘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았소.”
모두가 잠자코 있었다. 오직 알키노오스왕만이 입을 열어 말했다.
“나그네여, 그대가 지금까지 들려준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들었소. 그대가 자신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도 알겠소. 우리 선수 가운데 한 사람이 무례한 말을 하여 그대를 불쾌하게 했기 때문이겠지요. 제대로 말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오. 내 뜻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오. 그리고 그대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연회에 참석하게 된다면, 그곳의 귀한 이들에게 우리가 여러 가지 재능을 타고났다고 이야기해주시오. 우리는 권투나 씨름에는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발이 매우 빠르고 으뜸가는 선원들이라오. 우리는 맛있는 음식과 음악과 춤을 무척 좋아하오. 자주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좋아하고, 따뜻한 목욕과 편안한 침상도 좋아하오. 그러니 이제 여러분 가운데 춤을 가장 잘 추는 사람들이 나서서 춤을 추도록 하시오. 우리의 손님이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친구들에게 우리가 다른 모든 민족보다 항해와 달리기, 춤과 노래에서 얼마나 뛰어난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이오. 데모도코스는 내 집에 수금을 두고 왔으니, 누군가 달려가서 그에게 가져다주도록 하라.”
그러자 한 시종이 서둘러 궁으로 가서 수금을 가져왔다. 그리고 경기를 관리하도록 뽑힌 아홉 명의 감독관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임무는 경기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맡아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땅을 고르게 다지고 넓은 공간을 표시하여 춤출 자리를 마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종이 데모도코스의 수금을 가지고 돌아왔다. 데모도코스는 사람들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도시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무용수들이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들이 얼마나 재빠르게 발을 놀리고 가볍게 움직였는지, 오디세우스는 경쾌하게 반짝이는 그들의 발놀림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 그동안 음유 시인 데모도코스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사랑 이야기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가멤논이 트로이 원정을 앞두고 퓌토(델포이)의 신전에 가서 신탁을 들었을 때, 아폴론 신이 “아카이아(그리스) 진영의 가장 뛰어난 영웅들이 서로 크게 다투는 일이 벌어질 때가 바로 트로이 파멸의 시작이다”라는 신탁을 내려주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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