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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8-3장

by 행만이99 202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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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차가 멈춰 섰다. 마부가 초인종을 울렸고, 여행복 차림의 신사 한 사람이 마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그는 로체스터 씨가 아니었다. 키가 크고 세련된 차림의 낯선 남자였다.
“정말 짜증나게 하네! 이 귀찮은 꼬마 원숭이!”
잉그램 양이 아델을 향해 말했다.
“누가 널 창가에 앉혀 놓고 그런 엉터리 소식을 전하게 했니?”
그러면서 마치 내가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나를 노려보았다.
현관에서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그 낯선 손님이 응접실로 들어왔다. 그는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잉그램 부인에게 먼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부인! 제 친구인 로체스터 씨가 집에 없어 때가 좋지 않았네요. 하지만 아주 먼 길을 여행하여 도착했으니, 옛 친분과 깊은 우정을 믿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 머물러도 되겠습니까?” 그가 말했다.

그의 태도는 정중했다. 그러나 그의 말투에는 어딘가 낯선 억양이 섞여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외국인의 말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순수한 잉글랜드식 억양도 아니었다. 나이는 로체스터 씨와 비슷해 보였다. 서른에서 마흔 사이쯤이었고, 피부는 유난히 누런빛을 띠고 있었다. 그 점만 빼면 첫인상은 상당히 잘생긴 남자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정확히 말하면 싫다기보다는 호감을 느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이목구비는 단정했지만 지나치게 힘이 없었다. 눈은 크고 모양도 아름다웠지만, 그 안에서 빛나는 생기는 무기력하고 공허해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옷을 갈아입으라는 종이 울리자 사람들은 모두 흩어졌다. 나는 저녁 식사가 끝난 뒤에야 다시 그를 보게 되었다. 그때 그는 이미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때 보는 인상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서는 불안정함과 무기력이 동시에 느껴졌다. 시선은 이리저리 떠돌았지만, 아무 의미도 담겨 있지 않았다. 내가 이제껏 본 적 없는 묘한 인상이었다. 잘생기고, 언뜻 보기에는 친절해 보이는 사람이었지만, 그는 이상할 만큼 거부감이 들었다.
매끈한 달걀형의 얼굴에서는 어떤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매부리코와 앵두 같은 작은 입에서도 단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낮고 반듯한 이마에는 사색의 흔적이 없었고, 텅 빈 갈색 눈에서는 사람을 이끄는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늘 앉던 구석 자리에 앉아 벽난로 위 촛대의 불빛이 그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벽난로 가까이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추위를 타는 사람처럼 점점 더 불 가까이 몸을 웅크렸다.
나는 그를 로체스터 씨와 비교해 보았다. 감히 말하건대, 그 둘의 차이는 윤기 나는 거위와 사나운 매, 온순한 양과 거칠지만 날카로운 눈을 가진 양치기 개의 차이만큼이나 컸다.

 

그는 로체스터 씨를 오래된 친구라고 말했다. 참으로 이상한 우정이 아닐 수 없었다. 말 그대로 “극과 극은 통한다”는 옛 속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처럼 보였다.
신사 두세 사람이 그의 곁에 앉아 있었고, 나는 방 건너편에서 간간이 그들의 대화 조각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 말들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내 가까이에 앉아 있던 루이자 에슈턴과 메리 잉그램의 대화가 간간이 들려오는 단편적인 말들을 뒤섞어 버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새로 온 손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그를 ‘정말 잘생긴 남자’라고 불렀다.
루이자는 그를 두고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난 그 사람이 너무 좋아.” 하며 호감을 드러냈다. 메리는 그의 ‘예쁜 작은 입과 오똑한 코야말로 이상적인 아름다움’이라며 감탄했다.
“게다가 이마도 얼마나 온화해 보이는지! 저렇게 매끈할 수가! 내가 싫어하는 불균형이 없잖아. 눈빛도 평온하고, 미소도 얼마나 감미로운지!”
루이자가 외쳤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헨리 린 씨가 두 사람을 방 반대편으로 불러 세웠다. 비 때문에 미뤄진 헤이의 집시 야영지 나들이에 대해 상의할 일이 있어서였다. 덕분에 나는 벽난로 곁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곧 새로 온 손님의 성이 메이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그가 막 잉글랜드에 도착했으며, 더운 지방에서 왔다는 사실도 들었다. 그래서 얼굴빛이 누렇고, 집 안에서도 외투를 걸친 채 벽난로 가까이에 앉아 있었던 모양이었다. 곧이어 자메이카, 킹스턴, 스패니시 타운이라는 지명이 오가는 것을 듣고, 그가 서인도 제도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곳에서 처음 로체스터 씨를 만나 친분을 맺었다는 사실을 듣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는 로체스터 씨가 그 지방의 찌는 듯한 더위와 허리케인, 그리고 우기를 몹시 싫어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로체스터 씨가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페어팩스 부인이 그렇게 말해 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여행이 유럽 대륙을 벗어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그토록 먼 해외까지 다녀왔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 하나가 내 상념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누군가 문을 열자 한기를 느낀 메이슨 씨가 몸을 떨며 벽난로에 석탄을 더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불꽃은 거의 꺼졌지만 재는 아직도 붉게 달아오른 채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었다. 석탄을 가져온 하인이 나가려다가 에슈턴 씨의 의자 곁에서 걸음을 멈추고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했다. 내 귀에는 “늙은 여자”, “정말 귀찮습니다.”라는 말만 들렸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형틀에 묶어 버리겠다고 전해라.”
치안 판사인 에슈턴 씨가 대답했다.
“아니, 잠깐!”
덴트 대령이 말을 가로막았다.
“에슈턴, 쫓아보내지 마시오. 이 일을 재미있게 이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숙녀들의 의견부터 들어 봅시다.”
그리고 그는 모두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숙녀 여러분, 아까 헤이 너머에 있는 집시 야영지를 구경하러 가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샘의 말로는 지금 하인들 식당에 늙은 점쟁이 여자가 와 있다고 합니다. 귀족 나리들을 만나 운명을 봐 주겠다며 꼭 이 방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우기고 있다네요. 한 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설마 대령! 그런 비천한 사기꾼을 부추기시려는 건 아니겠지요? 당장 내쫓으세요.”
잉그램 부인이 외쳤다.
“하지만 보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부인. 하인들 누구도 설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페어팩스 부인께서도 가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있지만, 그 여자는 벽난로 구석 의자에 털썩 앉아서는 이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받기 전에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하인이 대답했다.
“무엇 때문에 왔다더냐?”
에슈턴 부인이 물었다.
“귀족 나리들의 운명을 봐 드리겠다고 합니다, 부인.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만 하고, 꼭 그렇게 할 거라고 맹세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데?”
에슈턴 자매가 거의 동시에 물었다.
“정말 흉측하게 생긴 늙은 여자입니다, 아가씨. 마치 검댕처럼 새까맣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마녀잖아! 당연히 들어오게 해야지.” 프레더릭 린이 외쳤다.
“물론이지. 이렇게 재미있는 기회를 놓치는 건 정말 아까운 일이야.” 그의 형이 맞장구쳤다.
“얘들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린 부인이 외쳤다.
“나는 그런 분별없는 행동에는 절대로 찬성할 수 없어요.” 잉그램 부인도 거들었다.
“하지만 어머니, 찬성하시게 될 거예요.”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던 블랜치가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여러 장의 악보를 뒤적이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난 내 운명을 들어 보고 싶어요. 그러니까 샘, 그 늙은 여자를 들여보내.”
“블랜치! 잘 생각해 봐.”
“생각하고 있어요. 어머니가 하실 말씀은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난 내 뜻대로 할 거예요. 어서, 샘!”
“그래, 그래요!” 젊은 신사들과 숙녀들이 모두 외쳤다.
“들어오게 해! 정말 재미있겠어요!”
하인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거칠어 보이는 여자입니다.” 그가 말했다.
“어서 가!” 잉그램 양이 날카롭게 외쳤고, 하인은 황급히 나갔다.

 

순식간에 방 안은 흥분으로 들끓었다. 농담과 야유가 쉴 새 없이 오가는 가운데 샘이 다시 돌아왔다.
“이제는 안 들어오겠다고 합니다.” 그가 말했다.
“천한 군중 앞에 나타나는 건 자기 사명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 여자가 직접 그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혼자 있을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하고, 운명을 보고 싶은 사람은 한 명씩 찾아오라고 합니다.” 그는 덧붙였다.
“거봐라, 내 여왕 같은 블랜치.” 잉그램 부인이 입을 열었다.
“이제는 점점 도를 넘잖니. 그러니 내 천사 같은 딸아, 내 말을 듣고….”
“그럼 서재로 안내하면 되잖아.” ‘천사 같은 딸’이 말을 끊었다.
“나도 우매한 군중 앞에서 운명을 들을 이유는 없어요. 그 여자를 혼자 만나겠어요. 서재에는 벽난로에 불이 피워져 있어?”
“예, 아가씨. 하지만 정말 집시 점쟁이처럼 생겼습니다.”
“그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 멍청이! 시키는 대로나 해.”
샘은 다시 사라졌다.
방 안에는 신비로운 기대감과 활기가 다시 최고조에 이르렀다.


잠시 후 하인이 다시 나타났다.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첫 번째 손님이 될지 묻고 있습니다.”
“숙녀분들이 들어가기 전에 내가 먼저 잠깐 가 보는 편이 좋겠군.” 덴트 대령이 말했다.
“샘, 가서 신사 한 분이 들어가겠다고 전해라.”
샘은 나갔다가 곧 돌아왔다.
“그 여자가 그러는데요, 신사들은 받지 않겠답니다. 가까이 오실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웃음을 참느라 애쓰며 말을 이었다.
“숙녀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젊고 미혼인 아가씨들만 받겠다고 합니다.”
“맙소사, 취향 한번 확실하군!” 헨리 린이 외쳤다.
잉그램 양이 위엄 있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먼저 가겠어요.”
그녀는 마치 선봉에 서서 성벽을 돌격하는 결사대의 지휘관처럼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된다, 블랜치! 내 사랑하는 딸아! 잠깐만, 다시 생각해 보렴!” 잉그램 부인이 애타게 외쳤다. 그러나 블랜치는 아무 말 없이 당당하게 어머니 곁을 지나쳤다. 덴트 대령이 열어 준 문을 통과해 서재로 들어갔고, 우리는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비교적 조용한 시간이 이어졌다. 잉그램 부인은 지금이야말로 손을 맞잡고 걱정해야 할 때라고 여긴 듯, 실제로 손을 비비며 안절부절못했다. 메리 잉그램은 자기는 절대로 그런 용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미와 루이자 에슈턴은 작은 소리로 킥킥 웃으면서도 조금은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시간은 매우 더디게 흘렀다. 15분쯤 지나서야 서재 문이 다시 열렸고, 잉그램 양이 아치형 문을 지나 우리에게 돌아왔다.

 

그녀는 웃을까, 그저 장난으로 넘길까?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길들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잉그램 양은 차갑고 냉담한 시선으로 모두의 시선을 받아쳤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도, 즐거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꼿꼿한 걸음으로 자기 자리까지 걸어가 조용히 앉았다.
“어땠어, 블랜치?” 잉그램 경이 물었다.
“언니, 그 여자가 뭐라고 했어?” 메리가 물었다.
“어땠어요? 기분이 어때요? 정말 점을 잘 보는 사람이던가요?” 에슈턴 자매도 잇달아 물었다.
“자, 여러분! 그만 좀 물어보세요. 정말이지 여러분은 놀라기도 잘하고, 남의 말을 믿기도 참 잘하는군요. 우리 어머니까지 포함해서, 모두들 이 일을 얼마나 대단하게 여기는지 마치 우리 집에 진짜 마녀라도 들어와 마귀와 한패가 된 것처럼 믿는 것 같네요. 내가 본 것은 그저 떠돌이 집시 여자였어요. 손금을 보는 흔해 빠진 재주를 부리면서, 그런 사람들이 늘 하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았을 뿐이죠. 내 호기심은 풀렸으니, 이제는 에슈턴 씨가 말씀하신 대로 내일 아침 그 늙은 여자를 형틀에 묶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잉그램 양이 비웃듯 말했다.

 

잉그램 양은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더 이상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았다. 나는 거의 30분 동안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 시간 동안 그녀는 책장을 단 한 번도 넘기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불만스러워졌으며,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굳어 갔다. 분명 그녀는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이었다. 오래도록 침울하게 말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 점쟁이 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한편 메리 잉그램과 에이미, 루이자 에슈턴은 혼자서는 도저히 갈 용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셋 다 점쟁이를 만나고 싶어 하기는 했다. 결국 하인 샘이 중재자 역할을 맡아 협상을 시작했다. 샘은 이리저리 오가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그 정도면 종아리가 아플 만도 했다. 마침내 엄격한 예언자에게서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세 사람이 함께 들어가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세 사람의 방문은 잉그램 양 때처럼 조용하지 않았다. 서재에서는 히스테릭한 웃음소리와 작은 비명이 연달아 들려왔다. 그리고 약 20분쯤 지나자 그들은 문을 벌컥 열고 복도를 가로질러 뛰어나왔다. 마치 혼이 반쯤 빠질 만큼 겁을 먹은 사람들 같았다.
“분명 그 여자는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세 사람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정말 이상한 말들을 했어요! 우리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더라고요!”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신사들이 급히 가져다 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람들이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세 사람은 점쟁이가 자신들이 아주 어렸을 때 했던 말과 행동까지 이야기해 주었다고 말했다. 또 집에 있는 자기들의 부두아르에 놓인 책과 장식품들, 친척들에게 선물받은 기념품들까지 정확하게 묘사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자기들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본 듯, 각자의 귀에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속삭여 주었고, 가장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무엇인지도 말해 주었다고 했다.
여기서 신사들은 곧바로 끼어들어, 마지막 두 가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고 간절히 졸랐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얼굴을 붉히는 모습과 짧은 탄성, 떨림, 그리고 킥킥거리는 웃음뿐이었다.

한편 나이 많은 부인들은 향수를 건네고 부채를 부쳐 주며, 자기들의 충고를 진작 들었어야 했다고 몇 번이고 안타까워했다. 나이 많은 신사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젊은 신사들은 흥분한 아가씨들을 위로하겠다며 앞다투어 나섰다.

 

소란이 한창인 가운데 내 눈과 귀가 눈앞의 광경에 온통 쏠려 있을 때, 바로 내 팔꿈치 곁에서 누군가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샘이었다.
“아가씨!” 그가 말했다.
“집시 여자가 그러는데, 아직 자기한테 오지 않은 젊고 미혼인 아가씨가 한 분 더 있다고 합니다. 모두를 만나 보기 전에는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제 생각에는 아가씨인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
“그럼 가야죠.” 나는 대답했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호기심을 풀 수 있는 뜻밖의 기회가 생긴 것이 오히려 반가웠다. 사람들은 막 돌아온 세 아가씨를 둘러싸고 한데 모여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내가 방을 나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와 문을 살며시 닫았다.
“아가씨만 괜찮으시다면….” 샘이 말했다.
“제가 여기 복도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혹시 그 여자가 아가씨를 놀라게 하면 그냥 부르세요.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니에요, 샘.” 나는 말했다.
“부엌으로 돌아가요. 난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실제로 나는 두렵지 않았다. 대신 무척 흥미롭고 가슴이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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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후기

아가씨만 골라 받겠다는 저 점쟁이는 어떤 사람일까요? 과연 제인 에어에게는 무슨 말을 할까요? 제 가슴까지 두근거립니다. 동화 속 예언자처럼 점쟁이가 제인 에어에게 중요한 말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자잘하게 수정한 것만 있네요.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정말 약 오르네! 얄미운 말썽꾸러기 원숭이 같으니!
▶ 정말 짜증나게 하네! 이 귀찮은 꼬마 원숭이!

♣ 잘못된 정보를 주었다고 약이 오르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르게 수정해 보았습니다. 잉그램 양의 오만하고 까칠한 성격이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부인, 제가 때를 좋지 않게 찾아온 것 같습니다. 제 친구인 로체스터 씨가 집에 안 계시는군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저는 아주 먼 길을 여행해 왔습니다. 오랜 친구라는 인연을 조금 믿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 머물러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부인! 제 친구인 로체스터 씨가 집에 없어 때가 좋지 않았네요. 하지만 아주 먼 길을 여행하여 도착했으니, 옛 친분과 깊은 우정을 믿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 머물러도 되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오래도록 침울하고 말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 점쟁이 여자가 해 준 말에 그녀 자신도 지나칠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있었던 것처럼 내게는 보였다.

▶ 오래도록 침울하고 말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 점쟁이 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수정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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