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작 쉽게 읽기

제인 에어 20-2장

by 행만이99 2026. 8. 11.

 

바로 앞 장(20-1장) 보기

 

 

손님은 공격을 당했고, 로체스터 씨 자신도 이전에 끔찍한 살해 시도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두 사건 모두를 철저히 비밀에 묻고 세상에서 잊히게 만들려 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분명했다. 메이슨 씨는 로체스터 씨에게 복종하고 있었다. 활달하고 강한 의지를 지닌 로체스터 씨가, 무기력한 메이슨 씨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잠깐 주고받은 몇 마디만으로도 그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는 그래왔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왜 로체스터 씨는 메이슨 씨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토록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일까? 그의 말 한마디면 어린아이처럼 순순히 따르는 사람인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왜 그 이름이 거대한 참나무에 내리치는 벼락처럼 로체스터 씨를 강타했던 것일까?
나는 로체스터 씨의 표정과 창백한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 그가 나직이 속삭이던 말도 잊을 수 없었다.
“제인, 내가 좀 큰 충격을 받았소. 큰 충격을 받았단 말이오!”
내 어깨에 기대고 있던 그의 팔이 떨리던 것도 잊을 수 없었다. 그토록 단호한 정신과 강인한 육체를 지닌 로체스터 씨를 그렇게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라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언제 오시는 거지? 언제 오시는 거야?’
밤은 끝날 줄 모르고 이어졌고, 나는 속으로 거듭 그렇게 외쳤다.
내 앞의 부상자는 점점 기운을 잃고 신음하며 쇠약해져 갔다. 그런데도 날은 밝지 않았고, 도움의 손길도 없었다. 나는 몇 번이고 물잔을 메이슨의 창백한 입술에 가져다 대었고, 몇 번이고 암모니아염을 코에 대 주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육체적 고통인지, 정신적 충격인지,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작용한 것인지, 그의 기력은 빠르게 쇠해 가고 있었다.
그는 계속 신음했고, 너무도 허약하고, 불안하고, 길을 잃은 사람처럼 보여 그가 죽어 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하지만 그에게 말 한마디조차 건넬 수 없었다.

 

마침내 거의 다 타 버린 촛불이 꺼졌다. 불꽃이 마지막으로 사그라질 때, 창문 커튼 가장자리에 희미한 잿빛 빛줄기가 스며드는 것이 보였다.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후, 저 아래 안뜰의 먼 개집에서 파일럿이 짖는 소리가 들렸다. 희망이 되살아났다. 그 희망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불과 5분쯤 지나자 열쇠가 자물쇠를 긁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긴 의무가 끝났음을 알리는 소리였다. 실제로는 두 시간 남짓이었을 뿐인데, 내게는 몇 주보다도 길게 느껴졌다.

로체스터 씨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와 함께 그가 데려온 의사도 들어왔다.
“카터, 바로 시작하게.” 그가 의사에게 말했다.
“상처를 치료하고, 붕대를 감고, 환자를 아래층으로 옮기는 데까지 30분 안에 끝내야 하네.”
“하지만 지금 환자를 움직여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지. 심각한 상처는 아니야. 다만 신경이 예민해져 있으니 기운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해. 자, 시작하게.”
로체스터 씨는 두꺼운 커튼을 젖히고, 삼베 블라인드를 걷어 올려 들어올 수 있는 빛을 모두 방 안으로 들였다. 나는 새벽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밝아온 것을 보고 놀라면서도 안도했다. 동쪽 하늘에는 장밋빛 빛줄기가 번져 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곧 메이슨에게 다가갔다.
“자, 친구. 어떤가?”
그가 물었다.
“그 여자가 나를 끝장낸 것 같네.”
메이슨이 힘없이 대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아! 용기를 내게! 2주만 지나면 이번 일은 거의 아무렇지도 않을 걸세. 피를 조금 흘렸을 뿐이야. 카터,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말해 주게.”
“그 말씀은 양심을 걸고 드릴 수 있습니다.”
카터가 붕대를 풀며 말했다.
“다만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피를 이렇게 많이 흘리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런데 이건…?”
그는 상처를 살펴보다가 놀라 말했다.
“어깨 살이 베인 것뿐 아니라 찢겨 있습니다. 이 상처는 칼만으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이빨 자국도 있습니다!”
“그 여자가 나를 물었어요.” 메이슨이 중얼거렸다.
“로체스터가 그 여자에게서 칼을 빼앗는 동안, 마치 암호랑이처럼 나를 물어뜯었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순순히 당하고만 있었던 게 문제야. 처음부터 그녀를 붙잡았어야 했네.” 로체스터 씨가 말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나? 아… 정말 끔찍했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처음에는 너무나 조용해 보였거든.” 메이슨 씨가 몸을 떨었다.
“내가 분명 경고하지 않았나. 그 여자에게 가까이 갈 때는 조심하라고. 게다가 내일까지 기다렸다가 나와 함께 갔어도 되었을 텐데. 오늘 밤 혼자 그 여자를 만나려 한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네.” 로체스터 씨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네.”
“생각했다니! 생각했다니! 그 말을 들으니 화가 치밀어 오르는군. 하지만 자네는 이미 내 충고를 듣지 않은 대가를 치렀고, 앞으로도 충분히 치르게 될 것 같으니 더는 말하지 않겠네. 카터, 서두르게! 어서! 곧 해가 뜰 거야. 그 전에 이 사람을 반드시 떠나보내야 하네.”
로체스터 씨는 답답해하며 짜증을 냈다.
“곧 끝납니다, 선생님. 어깨는 방금 붕대를 감았습니다. 이제 팔의 다른 상처를 살펴봐야겠습니다. 여기도 이빨에 물린 것 같습니다.” 카터가 말했다.
“그 여자가 제 피를 빨았어요. 심장에 있는 피까지 모조리 빨아 버리겠다고 했어요.” 메이슨이 중얼거렸다.
나는 로체스터 씨가 몸을 떨며 움찔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혐오와 공포, 증오가 한꺼번에 스쳐 지나갔다. 그 표정은 얼굴이 일그러질 만큼 강렬했다. 그러나 그는 단지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그만하게, 리처드. 그 여자가 지껄인 헛소리는 신경 쓰지 말게. 그런 말은 다시 입에 올리지도 말고.”
“잊을 수만 있다면 좋겠네.” 메이슨이 대답했다.
“이 나라를 떠나면 잊게 될 걸세. 자메이카 스패니시 타운으로 돌아가면 그녀는 이미 죽어 묻힌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아니, 차라리 아예 떠올리지도 말게.”
“오늘 밤 일을 잊는다는 건 불가능해.”
“그렇지 않네. 기운을 좀 내게. 두 시간 전만 해도 자네는 청어처럼 죽은 줄 알았잖나.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살아서 말도 하고 있지 않은가. 자, 됐군. 카터도 거의 다 끝냈어. 내가 금세 자네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겠네.”
로체스터 씨는 다시 방으로 들어온 뒤 처음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제인.”
“네, 로체스터 씨.”
“이 열쇠를 받으시오. 아래층 내 침실로 내려가 곧장 옷방으로 들어가시오. 옷장 맨 위 서랍을 열면 깨끗한 셔츠와 목수건이 있을 거요. 그걸 가져오시오. 서둘러요.”
나는 곧장 내려가 그가 말한 서랍을 찾아 셔츠와 목수건을 꺼낸 뒤 다시 돌아왔다.
“좋소.” 그가 말했다.
“이제 내가 이 사람에게 옷을 입혀야 하니 당신은 침대 반대편으로 가 있으시오. 하지만 방에서 나가지는 마시오. 다시 당신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그의 말대로 뒤로 물러섰다. 잠시 후 로체스터 씨가 물었다.
“제인, 아까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깨어 있는 사람이 있었소?”
“아니요, 아주 조용했습니다.”
“좋군. 리처드, 자네를 아무도 모르게 내보낼 수 있겠어. 그게 자네를 위해서도, 저 안의 불쌍한 사람을 위해서도 더 나은 일이네.”
그는 옆방을 가리키는 듯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이 일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고 애써 왔네. 이제 와서 들통나는 일은 결코 원하지 않아. 자, 카터. 조끼 입는 걸 도와주게. 그런데 모피 망토는 어디 두었나? 이 지독하게 추운 나라에서는 그것 없이 1마일도 못 갈 사람인데. 방에 있나? 제인, 아래층 메이슨 씨 방으로 가서 거기 있는 망토를 가져와 주시오. 내 방 바로 옆이오.”
나는 또다시 뛰어 내려가 안감과 가장자리에 모피가 두껍게 둘러진 커다란 망토를 들고 돌아왔다.
“당신에게 또 부탁할 일이 있소.”
지칠 줄 모르는 로체스터 씨가 말했다.
“다시 내 방으로 가 주시오. 제인, 당신이 벨벳 신발을 신고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쿵쿵거리며 걷는 전령은 절대로 안 되니까. 화장대 가운데 서랍을 열면 작은 약병 하나와 작은 유리잔 하나가 있을 거요. 그것들을 가져오시오. 서둘러요!”
나는 곧장 가서 그가 말한 약병과 작은 유리잔을 가져다주었다.
“좋아! 이제 됐소. 자, 의사 양반, 이번에는 내 책임으로 직접 약을 먹여 보겠네. 이 강장제는 로마에서 어떤 이탈리아 약장수에게 구한 걸세. 카터, 자네라면 당장 발길질부터 했을 법한 사람이었지. 아무 때나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약이지만, 필요할 때는 꽤 효과가 있어. 바로 지금 같은 경우 말이야. 제인, 물을 조금….”
그는 작은 유리잔을 내밀었다. 나는 세면대 위 물병에서 물을 따라 잔을 절반쯤 채웠다.
“그 정도면 됐소. 이제 약병 입구를 적셔 주시오.”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는 붉은빛 액체를 열두 방울 떨어뜨려 잔에 넣은 뒤 메이슨 씨에게 내밀었다.
“마시게, 리처드. 한 시간 정도는 자네에게 부족한 용기를 북돋워 줄 걸세.”
“나한테 해롭지는 않겠지? 몸에 열을 올리는 약은 아닌가?”
“마시게! 마셔! 어서 마시게!”
메이슨 씨는 더 버텨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순순히 약을 마셨다. 그는 이미 옷을 모두 갖춰 입고 있었다. 여전히 창백했지만, 더 이상 피투성이도 아니었고 옷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로체스터 씨는 약을 삼킨 뒤 3분쯤 그대로 앉아 있게 했다. 그러고는 그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제는 충분히 일어설 수 있을 걸세. 자, 해 보게.”
메이슨 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터, 반대편 어깨를 받쳐 주게. 용기를 내게, 리처드. 자, 한 걸음 내딛어 보게. 그래, 바로 그렇게!”
“정말 조금 나아진 것 같네.” 메이슨 씨가 말했다.
“물론 그렇겠지. 자, 제인. 우리보다 먼저 뒤쪽 계단으로 내려가시오. 옆문 통로의 문을 열고, 마당 안이나 바로 바깥에 기다리고 있을 역마차 마부에게 준비하라고 전하시오. 내가 돌바닥 위로 요란한 바퀴 소리를 내며 들어오지 말라고 했으니 마당 밖에 서 있을 거요. 우리가 곧 나간다고 전해 주시오. 그리고 제인, 만약 누군가 주변에 있는 것 같으면 계단 아래로 와서 헛기침을 해주시오.”

 

그때는 이미 다섯 시 반이었다. 해가 막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엌은 여전히 어둡고 조용했다. 옆문은 잠겨 있었다. 나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문을 열었다. 마당은 적막했다. 하지만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그 밖에는 말에 마구를 모두 채운 역마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부는 마부석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신사분들이 곧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고,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나는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보고 귀를 기울였다.

 

이른 아침의 고요가 온 세상을 덮고 있었다. 하인들의 침실 창문에는 아직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마당 한쪽을 둘러싼 담장 너머 과수원에서는 흰 꽃이 만발한 나뭇가지가 하얀 화환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작은 새들이 그 가지 사이에서 막 지저귀기 시작했고, 마구간에 있는 말들은 이따금 발굽으로 바닥을 구르곤 했다. 그밖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곧 로체스터 씨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체스터 씨와 카터 씨의 부축을 받은 메이슨 씨는 제법 무리 없이 걸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그를 마차에 태웠고, 카터 씨도 뒤이어 올라탔다.
“잘 돌봐 주게.”
로체스터 씨가 카터 씨에게 말했다.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자네 집에서 지내게 하게. 하루이틀 안에 내가 직접 가서 상태를 살펴보겠네. 리처드, 어떤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정신이 좀 드는군.”
“카터, 메이슨 쪽 창문은 열어 두게. 바람도 없으니 괜찮을 걸세. 잘 가게.”
“페어팩스…” 메이슨이 힘 없는 소리로 불렀다.
“그래, 무슨 일인가?” 로체스터 씨가 대답했다.
“그 여자를… 잘 돌봐 주게. 가능한 한 다정하게 대해 주게. 제발….” 그는 말을 끝맺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네.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걸세.”
로체스터 씨는 그렇게 대답하며 마차 문을 닫았다. 곧 마차는 출발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제발 끝났으면 좋겠군.”
그는 무거운 마당 대문을 닫고 빗장을 걸면서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다음 장(20-3장) 보기

 

1장부터 보기

 

 

교정 후기

손님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던 평화로웠던 집이 왜 갑자기 장르가 바뀌며 스릴러물이 됐을까요? 아무튼 다친 사람이 무사히 손필드 저택을 빠져나가서 다행입니다. 왜 저런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는지 곧 밝혀지겠죠?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서는, 한 사람의 소극적인 성격이 다른 사람의 적극적인 기운에 늘 이끌려 왔던 것이 분명했다.
▶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는 그래왔던 것이 분명했다.

♣ 앞에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말이 충분히 나와서 반복되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지금은 그의 말 한마디면 어린아이처럼 순순히 따르는 이 저항 한 번 하지 않는 남자의 이름이, 몇 시간 전에는 왜 거대한 참나무가 내리치는 벼락처럼 로체스터 씨를 강타했던 것일까?

▶ 그의 말 한마디면 어린아이처럼 순순히 따르는 사람인데, 그런 그의 이름이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왜 거대한 참나무가 내리치는 벼락처럼 로체스터 씨를 강타했던 것일까?

 

환자를 아래층으로 옮기는 데까지 자네에게 주는 시간은 겨우 30분이네.
▶ 환자를 아래층으로 옮기는 데까지 30분 안에 끝내야 하네.

 

감사합니다.

'명작 쉽게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인 에어 21-1장  (0) 2026.08.12
제인 에어 20-3장  (0) 2026.08.11
제인 에어 20-1장  (0) 2026.08.10
제인 에어 19-2장  (0) 2026.08.09
제인 에어 19-1장  (0) 2026.08.09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