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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쉽게 읽기

제인 에어 1장

by 행만이99 2026. 7. 17.

 

 

<AI가 번역하고 교정 전문가가 다듬은 쉬운 고전 시리즈 1 제인 에어 1장>

 

게이츠헤드의 고아

그날은 산책을 나갈 형편이 아니었다.
아침에는 잎이 모두 떨어진 관목 숲을 한 시간가량 거닐 수 있었지만,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잿빛 먹구름을 몰고 왔다. 거기다 살을 파고드는 듯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해 더 이상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나는 오히려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긴 산책을 좋아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특히 추운 겨울 오후의 산책은 더욱 싫었다. 차갑고 스산한 황혼 녘에 손발이 꽁꽁 얼어 집으로 돌아오는 일도 괴로웠고, 유모 베시의 꾸중을 들어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 엘리자와 존, 조지애나 리드 남매보다 체격이 왜소하고 힘이 약한 것도 산책길에서는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 시각 엘리자와 존, 조지애나는 응접실에서 어머니 곁에 모여 있었다. 리드 부인은 벽난로 옆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사랑스러운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아이들은 다투지도 울지도 않았고, 리드 부인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반면 나는 그 자리에 끼일 수 없었다. 리드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

“베시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네가 변화될 때까지는 이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네가 좀 더 사교적이고 어린아이답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네가 사랑스럽고 명랑하고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갖출 때까지 나도 어쩔 수 없단다.”
“베시가 뭐라고 했나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말했나요?”
내가 물었다.
“제인, 나는 말꼬리를 잡거나 따지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그런 식으로 대드는 것은 매우 버릇없는 짓이야. 가서 조용히 앉아 있거라. 상냥하게 말하는 법을 배울 때까지는 입을 다물고 있도록 해.”

 

응접실 옆에는 아침 식사를 하는 방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방 안 책장 안에서 삽화가 많이 실린 책 한 권을 골라 들었다. 그리고 창가의 넓은 창턱 위로 올라가 다리를 끌어안고 터키 사람처럼 책상다리를 한 채 앉았다. 붉은 모린 천 커튼을 거의 끝까지 끌어당기자 유리창과 커튼 사이의 작은 은신처 속에 숨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짙은 붉은 커튼은 오른쪽 시야를 완전히 가렸지만, 왼편에는 투명한 유리창이 있었다. 유리는 나를 보호하면서도 차가운 11월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나는 책장을 넘기다가 이따금 고개를 들어 겨울 오후의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곤 했다.
멀리에는 안개와 먹구름이 희미하게 뒤덮인 잿빛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가까이에는 비에 흠뻑 젖은 잔디밭과 거센 바람에 시달리는 관목들이 보였다. 길고 음울한 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빗줄기는 쉼 없이 대지를 휩쓸었다.


나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손에 들고 있던 책은 토마스 뷰익의 《영국 조류사》였다. 대체로 본문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서문에 실린 몇몇 글은 어린 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 글에는 바닷새들이 둥지를 트는 외딴 암벽과 곶, 그리고 린데네스(네즈 곶)에서 노스케이프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노르웨이 해안이 묘사되어 있었다.


북해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멀리 툴레의 황량한 섬들을 집어삼킬 듯 끓어오르고, 대서양의 파도가 폭풍우 치는 헤브리디스 제도로 밀려드는 곳.


또한 라플란드와 시베리아, 스피츠베르겐, 노바야젬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의 황량한 해안에 대한 표현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거기에는 “광활하게 펼쳐진 북극 지대와 황량하고 쓸쓸한 공간들, 즉 서리와 눈이 끝없이 쌓여 있는 거대한 저장고가 있다. 그곳에서는 수세기 동안 겨울이 쌓여 이루어진 단단한 얼음 벌판이 알프스 같은 높은 봉우리 위에 또 봉우리를 이루며 빛나고 북극점을 둘러싸면서 극한의 추위가 지닌 모든 혹독함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다.”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죽음처럼 새하얀 세계에 대해 상상했다. 그것은 아이들의 머릿속을 흐릿하게 떠다니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관념들처럼 희미했지만, 이상하리만큼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서문의 문장들은 이어지는 삽화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파도와 물보라 속에 홀로 솟아 있는 바위, 황량한 해안에 난파된 작은 배, 먹구름 사이로 창백한 빛을 비추며 막 침몰하는 난파선을 내려다보는 차갑고 음산한 달은 모두 특별한 의미를 지닌 풍경으로 다가왔다.

묘비가 서 있는 외딴 공동묘지와 그 입구, 두 그루의 나무, 허물어진 담장으로 둘러싸인 낮은 지평선, 그리고 저녁이 되었음을 알리는 초승달이 내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는 지금도 설명하기 어렵다.
잔잔한 바다 위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떠 있는 두 척의 배는 마치 유령선처럼 보였다. 도둑의 보따리를 붙잡고 있는 악마의 모습은 너무 무서워 얼른 페이지를 넘겨 버렸다. 교수대를 둘러싼 군중을 멀리서 내려다보며 바위 위에 홀로 앉아 있는 검은 뿔 달린 괴물도 마찬가지로 섬뜩했다.


그림 하나하나는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었다. 어린 나의 미숙한 이해력과 감성으로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로운 이야기였지만, 언제나 무척 흥미로웠다. 그것은 베시가 기분이 좋은 겨울 저녁에 들려주던 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베시는 다림질판을 아이들 방 벽난로 앞에 가져다 놓고, 우리를 그 둘레에 앉힌 채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리드 부인의 레이스 장식을 다리고, 나이트캡 가장자리를 손질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옛 동화와 민요에서 가져온 사랑과 모험 이야기들이었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그 이야기들 가운데는 《파멜라》와 《헨리, 모어랜드 백작》에서 따온 내용도 있었다.


뷰익의 책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는 동안만큼은 나는 행복했다. 이것은 내 방식의 행복이었다. 오직 누군가가 이 평화를 깨뜨리지 않기만을 바랐지만, 그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
아침 식사실 문이 벌컥 열렸다.
“흥! 뚱한 표정의 아가씨께서는 어디 계신가?”
존 리드의 목소리였다. 그는 말을 멈추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은 텅 빈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그가 다시 외쳤다.
“리지! 조지! 제인이 없어. 제인이 밖으로 뛰쳐나가 비를 맞고 있다고 엄마께 말씀드려. 못된 계집애!”
나는 커튼을 쳐 두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그가 내 은신처를 발견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존 리드는 눈치도 빠르지 않았고 머리 회전도 둔해 혼자서는 나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엘리자가 문틈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곧장 말했다.
“존, 창가에 앉아 있잖아.”
나는 곧바로 커튼 뒤에서 나왔다. 존에게 억지로 끌려 나올 일을 생각하니 몸이 떨렸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야?”
나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리드 도련님?’이라고 말해야지.”
그가 쏘아붙였다.
“이리 와.”
그는 팔걸이 의자에 몸을 깊숙이 기대 앉더니 손짓으로 내게 가까이 와 자기 앞에 서라는 명령을 내렸다.


존 리드는 열네 살의 학교 기숙생으로, 열 살인 나보다 네 살이나 많았다.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살집도 있었지만, 안색은 칙칙하고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넓적한 얼굴에는 굵직한 이목구비가 자리 잡고 있었고, 팔다리는 무겁고 손발도 유난히 컸다. 그는 식탁에서 늘 과식했기 때문에 소화불량과 담즙 과다 증세를 달고 살았고, 눈은 늘 흐릿하게 충혈되어 있었으며, 볼은 축 늘어져 있었다.


원래라면 학교에 있어야 했지만, 리드 부인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아들 존을 한두 달 집에 데리고 있었다. 담임인 마일스 선생이, 집에서 보내오는 케이크와 과자를 조금만 줄이면 존은 얼마든지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단언했지만, 리드 부인은 그 의견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존의 창백한 안색이 지나친 공부 때문이거나 어쩌면 집이 그리워서 생긴 것이라고 믿었다.


존은 어머니와 누이들에게도 애정이 깊은 아이는 아니었지만, 유독 나를 미워했다. 그는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벌주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도, 하루에 한두 번도 아니었다. 거의 쉴 새 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내 온 신경은 공포에 곤두섰고, 온몸은 두려움에 움츠러들었다.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그를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협박과 폭력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인들은 어린 주인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감히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리드 부인은 이 문제만큼은 눈도 귀도 닫아 버린 사람이었다. 그녀는 존이 내게 손찌검을 하거나 폭언을 퍼붓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존은 어머니 눈앞에서도 그런 짓을 서슴지 않았고, 어머니가 없을 때는 더욱 심했다.


나는 늘 그에게 복종했기에 순순히 그의 의자 앞으로 다가갔다. 거의 3분 동안이나 혀를 있는 힘껏 길게 내밀고 놀려댔다. 그가 곧 나를 때릴 것이라고 직감했다. 매를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 아이의 역겹고 흉측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 표정에서 그런 생각을 읽어 냈는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있는 힘껏 나를 후려쳤다. 나는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 그의 의자에서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났다.
“아까 엄마한테 말대꾸한 벌이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커튼 뒤에 몰래 숨은 것에 대한 벌이기도 하고. 조금 전 네 눈빛도 마음에 안 들었어. 이 쥐새끼 같은 것!”
그의 욕설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기에 말대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 관심사는 오직 곧이어 날아올 또 한 번의 폭력을 어떻게 견뎌 낼 것인가뿐이었다.
“커튼 뒤에서 뭘 하고 있었지?”
그가 물었다.
“책을 읽고 있었어.”
“그 책 이리 가져와.”
나는 창가로 가서 책을 들고 왔다.
“네가 우리 책을 마음대로 가져갈 권리는 없어. 엄마 말씀대로 너는 남의 신세를 지는 아이잖아. 돈도 없고, 네 아버지는 너에게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았지. 너 같은 애는 우리 같은 신사 집안 아이들과 함께 살 게 아니라 구걸이나 해야 해. 우리와 같은 음식을 먹고, 엄마 돈으로 옷을 입을 처지도 아니란 말이야. 오늘 제대로 가르쳐 주지. 감히 내 책장을 뒤지다니. 이 책들은 전부 내 것이야. 몇 년만 지나면 이 집도 모두 내 것이 될 거고. 저기 문가로 가. 거울하고 창문에서 떨어져 서 있어.”
나는 그의 말대로 했다. 처음에는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책의 무게를 가늠하며 번쩍 들어 던질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몸을 피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책은 그대로 날아와 내 몸을 맞혔고, 나는 문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흘렀고, 통증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공포는 이미 극에 달해 있었다.
“잔인하고 못됐어!”
나는 외쳤다.
“넌 살인자나 다름없어! 노예를 학대하는 감독관 같고, 로마의 폭군 황제들과도 같아!”
나는 골드스미스의 《로마사》를 읽으며 네로와 칼리굴라★ 같은 황제들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을 내린 적이 있었다. 그들을 존과 마음속으로 비교해 보곤 했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게 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다.


“뭐라고? 뭐라고 했어?”
존이 소리쳤다.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들었지, 엘리자? 조지애나?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 하지만 그전에…….”
그는 미친 듯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손이 내 머리카락과 어깨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 순간 그는 폭군이자 살인자였다.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고, 따끔거리는 통증이 온몸을 파고들었다. 그 감각은 잠시 공포마저 잊게 했다.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그에게 맞섰다. 내가 손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쥐새끼! 이 쥐새끼!” 하고 소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곧 그의 편들이 달려왔다. 엘리자와 조지애나는 위층에 있던 리드 부인을 부르러 뛰어갔고, 잠시 뒤 리드 부인은 베시와 하녀 애벗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떼어 놓았다. 그때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세상에! 세상에! 존 도련님께 저렇게 달려들다니!”
“저렇게 불같이 화를 내는 아이는 처음 보겠네!”
그러자 리드 부인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 아이를 붉은 방으로 데려가 문을 잠가 두어라.”
순식간에 네 개의 손이 나를 붙잡았고, 나는 그대로 위층으로 끌려 올라갔다.

 

★ 칼리굴라: 로마 제국의 제3대 황제로 '광기와 폭정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인물. 본명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케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이지만, 어릴 적 군영에서 작은 군화를 신었던 일 때문에 병사들이 '칼리굴라(작은 군화)'라는 별명을 붙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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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후기

 

원작에는 각 장마다 제목이 없습니다. 교정을 하다 보니 각 장마다 주된 내용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붙여주면 더 좋을 것 같아 원작에는 없는 제목을 추가했습니다. 원작에는 그냥 1장, 2장 이런 식으로 되어 있고, 모두 3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본문 중간에 노르웨이 해안을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번역기마다 번역이 다르고 모두 이해할 수가 없어서 원문을 한 문장 한 문장 따로 돌려서 작업했다가, 이 내용이 사건 전개에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묘사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습니다. 삭제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한 라플란드와 시베리아, 스피츠베르겐, 노바야젬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의 황량한 해안에 대한 표현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거기에는 “광활하게 펼쳐진 북극 지대와 황량하고 쓸쓸한 공간들, 즉 서리와 눈이 끝없이 쌓여 있는 거대한 저장고가 있다. 그곳에서는 수세기 동안 겨울이 쌓여 이루어진 단단한 얼음 벌판이 알프스 같은 높은 봉우리 위에 또 봉우리를 이루며 빛나고 북극점을 둘러싸면서 극한의 추위가 지닌 모든 혹독함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다.”라고 되어 있었다.

또한 라플란드와 시베리아, 스피츠베르겐, 노바야젬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의 황량한 해안에 대한 표현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하 생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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