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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1-1장

by 행만이99 2026. 7. 27.

 

<AI로 번역하고 교정 전문가가 다듬은 쉬운 고전 시리즈 1 제인 에어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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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필드 저택

 

밀코트 ‘조지 여관’에 도착했다. 이곳 여관방에는 여느 여관에서나 볼 수 있는 큼직한 무늬가 들어간 벽지와 카펫, 그런 가구가 있고, 벽난로 선반 위의 장식품들, 조지 3세의 초상화와 웨일스 공의 초상화, 울프 장군의 죽음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기름등과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의 불빛 덕분에 이 모든 것이 환하게 보였다. 나는 망토와 보닛을 쓴 채 난롯가에 앉았다. 털토시와 우산은 탁자 위에 놓았다. 10월의 차갑고 축축한 날씨 속에서 열여섯 시간이나 여행한 탓에 몸이 꽁꽁 얼고 저려 왔다. 난롯가에서 언 몸을 녹였다. 새벽 네 시에 로우턴을 떠났는데, 밀코트 시계탑은 막 여덟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편안하게 앉아 쉬었지만, 마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못했다.
역마차가 이곳에 도착하면 마중 나온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관 하인이 내리기 편하도록 놓아준 나무 계단을 밟고 내려오면서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맞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필드까지 데려다줄 마차까지 기대하면서. 그러나 그런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인에게 에어 양을 찾는 사람이 왔었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하는 수 없이 개인용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 방에서 온갖 의심과 불안에 마음을 빼앗긴 채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 홀로 남아 모든 인연과 끊어진 채 목적지에 무사히 닿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고, 여러 장애 때문에 돌아갈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세상 경험이 없는 젊은 사람은 참으로 기분이 묘해진다. 모험에 대한 기대가 달콤하게도 느껴지면서 자부심이 따뜻하게 감싸는 기분이지만, 곧 두려움이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30분이 지나도록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에 너무나 큰 두려움이 몰려왔다. 나는 마침내 종을 울렸다.

“이 근처에 손필드라는 곳이 있습니까?”
종소리를 듣고 들어온 하인에게 내가 물었다.
“손필드요?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 술집 쪽에 가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사라졌다가 곧바로 돌아왔다.
“아가씨 성이 에어입니까?”
“네.”
“아가씨를 기다리는 분이 와 계십니다.”
나는 얼른 일어나 털토시와 우산을 챙겨 들고 여관 복도로 나갔다.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등불이 비추는 거리에는 말 한 필이 끄는 작은 마차가 희미하게 보였다.
“이게 아가씨 짐이겠죠?”
그 남자는 다소 무뚝뚝한 말투로 복도에 놓인 내 트렁크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
그는 트렁크를 작은 마차 뒤에 실었다. 마차는 일반적인 사륜마차라기보다 소박한 짐수레 같은 것이었다. 나는 올라타자마자 문을 닫기 전에 물었다.
“손필드까지는 얼마나 됩니까?”
“대략 6마일쯤 됩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한 시간 반쯤 걸릴 겁니다.”
그는 마차 문을 닫고 밖의 마부 자리에 올라앉았다. 곧 마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속도가 느려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다. 이제야 비로소 긴 여정의 끝이 가까워졌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한 마차에 몸을 기대어 느긋하게 생각에 잠겼다.
‘하인의 수수한 차림과 마차를 보아하니 페어팩스 부인은 허영을 부리는 화려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그거야말로 다행이야. 나는 화려한 사람들 틈에서 살아 본 적이 단 한 번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불행했어. 저택에 그 어린아이 말고는 아무도 없다면, 페어팩스 부인이 조금이라도 다정한 분이라면, 우리는 분명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나도 최선을 다할 거야. 다만 사람이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지. 로우드에서는 그렇게 결심했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서 선생님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었어. 하지만 리드 부인에게는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언제나 냉대와 멸시만 돌아왔어. 부디 하나님, 페어팩스 부인이 제2의 리드 부인만은 아니게 해 주세요. 설령 그렇다 해도 나는 그 집에 얽매일 이유는 없어. 최악의 경우가 오더라도 다시 신문에 광고를 내면 그만이야.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얼마나 왔을까?’

 

나는 창문을 내리고 밖을 내다보았다. 밀코트는 이미 우리 뒤로 멀어져 있었다.
불빛의 수를 보아하니 꽤 큰 도시인 듯했다. 로우턴보다도 훨씬 규모가 커 보였다.
우리가 지나가는 곳은 내가 보기에는 넓은 황야 같은 들판이었지만, 여기저기 집들이 흩어져 있었다. 나는 이곳이 로우드와는 전혀 다른 지역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람이 더 많이 살고, 풍경은 덜 아름다웠지만, 훨씬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낭만적인 분위기는 로우드보다 덜했다.

길은 질퍽했고, 밤안개는 짙었다. 마부는 내내 말을 천천히 몰았다.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한다던 길은, 내 생각에 거의 두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마침내 그가 몸을 돌려 말했다.
“이제 손필드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다시 창밖을 내다보았다. 우리는 교회 하나를 지나고 있었다. 하늘을 배경으로 낮고 넓은 종탑이 보였고, 종에서는 15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언덕 위에는 길게 이어진 불빛들이 보여 작은 마을이나 촌락이 있는 듯했다.

십여 분쯤 뒤, 마부가 내려 커다란 대문을 열었다. 마차는 그 문을 지나갔고, 문은 우리 뒤에서 쾅 하는 소리를 내며 닫혔다.
이제 우리는 완만한 진입로를 천천히 올라갔고, 이윽고 길게 뻗은 저택의 정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둥글게 돌출된 창 하나에서만 커튼 너머로 촛불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나머지 창들은 모두 어둠에 잠겨 있었다.

마차는 현관 앞에 멈춰 섰다. 하녀가 문을 열어 주었고, 나는 마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이쪽으로 오세요, 아가씨.”
하녀가 말했고, 나는 그녀를 따라 사방에 높은 문들이 늘어선 네모난 현관을 가로질렀다.
그녀는 나를 한 방으로 안내했다. 벽난로의 불빛과 촛불이 함께 방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두 시간 넘게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내 눈에는 그 빛이 처음에는 눈부시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익숙해지자 무척 아늑하고 기분 좋은 광경이 펼쳐졌다.

 

작고 포근한 방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곁에는 둥근 탁자가 놓여 있었고, 높은 등받이를 가진 오래된 안락의자에는 작고 단정한 노부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과부 모자를 쓰고 검은 비단 드레스를 입었으며, 새하얀 모슬린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내가 상상했던 페어팩스 부인의 모습과 꼭 같았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위엄은 덜하고 훨씬 온화한 인상이었다.

부인은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도 얌전히 그녀의 발치에 앉아 있었다. 한마디로 안락하고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으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새 가정 교사를 맞이할 때 이보다 더 마음 놓이게 하는 첫인상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을 압도하는 화려함도 없었고, 주눅 들게 하는 엄숙함도 없었다. 게다가 내가 들어서자마자 노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다가와 친절하게 맞아 주었다.

“어서 오세요, 선생님. 긴 여행으로 많이 피곤하겠어요. 존은 마차를 너무 천천히 몰거든요. 많이 추울 테니 이리 와서 불을 쬐세요.”
“페어팩스 부인이시죠?”
내가 묻자 부인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 맞아요. 자, 어서 앉아요.”
그녀는 나를 자신의 안락의자로 이끌더니 직접 내 숄을 벗겨 주고 보닛 끈까지 풀어 주려 했다.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가 사양했다.
“아니에요, 별일도 아닌걸요. 손이 꽁꽁 얼었을 거예요. 리아, 따뜻한 네거스★ 한 잔 준비하고 샌드위치도 두어 개 썰어 오렴. 여기 식료품 저장실 열쇠가 있다.”
노부인은 주머니에서 안주인다운 큼직한 열쇠 꾸러미를 꺼내 하녀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제 불 가까이 좀 더 오세요.”
부인이 다시 말했다.
“짐도 가져오셨지요?”
“네, 부인.”
“방으로 옮겨 놓으라고 할게요.”
그녀는 분주히 방을 나갔다.
‘마치 손님을 대하듯 대해 주시는구나.’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환대를 받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차갑고 딱딱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가정 교사의 처우와는 전혀 달라. 하지만 너무 일찍 기뻐해서는 안 되겠지.’

잠시 후 부인이 돌아왔다. 손수 뜨개질감을 치우고 탁자 위의 책 두어 권도 옮기며, 리아가 가져온 쟁반 놓을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직접 다과를 건네주었다.
나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많은 관심과 친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그것을 베푸는 사람이 나를 고용한 주인이자 윗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부인은 그런 행동이 조금도 특별하거나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그 호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과를 조금 먹은 뒤 물었다.
“오늘 밤 페어팩스 양도 뵐 수 있을까요?”
“뭐라고요, 선생님? 제가 귀가 조금 어두워서요.”
부인은 귀를 내 쪽으로 가까이 가져오며 말했다.
나는 좀 더 또렷하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페어팩스 양이요? 아, 바랑 양을 말하는 거군요. 바랑이 앞으로 아가씨가 가르치게 될 아이의 성이에요.”
“정말요? 그럼 그 아이는 부인의 따님이 아닌가요?”
“아니에요. 나는 가족이 없답니다.”
계속해서 바랑 양이 페어팩스 부인과 어떤 관계인지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질문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부인은 내 맞은편에 앉아 고양이를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선생님이 와 주어서 정말 기뻐요. 이제는 함께 지낼 사람이 생겼으니 여기 생활도 훨씬 즐거워질 거예요. 물론 손필드는 언제나 살기 좋은 곳이랍니다. 오래된 훌륭한 저택이고, 최근 몇 년 동안은 조금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품위 있는 집이지요. 그래도 겨울이 되면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혼자 있으면 몹시 쓸쓸해지는 법이에요. 혼자라고는 했지만, 물론 리아는 착한 아가씨이고, 존과 그의 아내도 아주 괜찮은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하인들이잖아요. 그들과는 대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어요. 권위를 잃지 않으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지난겨울만 해도 정말 그랬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눈이 오지 않는 날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몹시 불었던 아주 혹독한 겨울이었지요. 11월부터 2월까지 우리 집을 드나든 사람이라고는 정육점 주인과 우체부뿐이었어요. 밤마다 혼자 앉아 지내다 보니 정말 우울해질 지경이었답니다. 가끔 리아를 불러 책을 읽게 하기도 했지만, 그 아이는 그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마도 꼼짝없이 묶여 있는 기분이었겠지요.
봄과 여름에는 훨씬 나았어요. 햇살과 긴 낮은 사람의 마음을 정말 많이 바꾸어 놓거든요. 그러다가 이번 가을이 막 시작될 무렵, 어린 아델 바랑과 그 아이의 유모가 왔어요. 아이 하나만 있어도 집안이 순식간에 생기를 되찾지요. 이제 선생님까지 왔으니 저는 정말 즐겁게 지낼 수 있겠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진심으로 이 훌륭한 부인에게서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의자를 조금 더 부인 쪽으로 가까이 옮기고, 부인이 기대하는 것만큼 내가 즐거운 벗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오늘 밤은 더 늦게까지 붙잡아 두지는 않겠어요.”
부인이 말했다.
“벌써 열두 시가 다 되어 가네요. 하루 종일 여행했으니 많이 피곤하겠어요. 발도 충분히 녹았을 테니 침실로 안내해 드릴게요. 제 방 바로 옆 방을 준비해 두었답니다. 작은 방이지만, 앞쪽의 큰 방들보다는 그곳이 더 마음에 드실 것 같아요. 물론 큰 방들이 가구는 더 좋지만, 너무 쓸쓸하고 적막해서 나도 거기서는 잠을 자지 않거든요.”
나는 세심한 배려에 감사를 표했다. 긴 여행으로 정말 피곤했던 터라 이제 쉬고 싶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페어팩스 부인은 촛불을 들었고, 나는 부인을 따라 방을 나섰다.

 

부인은 먼저 현관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한 뒤, 자물쇠에서 열쇠를 빼 들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단과 난간은 모두 참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계단참의 창문은 높고 격자무늬였다. 침실들이 이어진 긴 복도 역시 마치 교회의 복도처럼 보였다.
계단과 복도에는 지하 납골실 같은 차가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곳은 넓고 적막하며 음산한 느낌을 자아냈다. 그래서 내 방으로 안내되었을 때, 아담한 크기의 방에 평범하고 현대적인 가구들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보고 무척 안도했다.

페어팩스 부인이 다정하게 잘 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간 뒤, 문을 잠그고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넓은 현관과 어둡고 광활한 계단, 길고 차가운 복도가 남긴 으스스한 인상은, 이 작고 아늑한 방의 밝고 포근한 분위기 덕분에 조금씩 사라졌다. 그제야 몸의 피로와 마음의 불안을 안고 보낸 긴 하루 끝에, 마침내 안전한 안식처에 도달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감사의 마음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 침대 곁에 무릎을 꿇고, 마땅히 감사드려야 할 분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앞으로 걸어갈 길에서도 도와주시기를, 또 이렇게 진심으로 베풀어 주신 친절에 보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일어났다. 그날 밤 내 침대에는 나를 힘들게 할 가시가 없어 홀로 있어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피곤하면서도 마음은 평안했다. 나는 곧 깊은 잠에 빠졌다.

 

★네거스: 18세기 영국에서 탄생한 따뜻한 와인 칵테일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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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후기

아래는 이 장의 첫 부분을 원문 그대로를 번역한 부분입니다. 작가가 변사처럼 등장해 상황을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아무래도 앞 부분과 연결해볼  때 흐름이 깨지는 느낌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연결되도록 수정했습니다. 

 

소설에서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는 것은 연극에서 새로운 막이 오르는 것과도 같다. 이번에 내가 막을 올리면, 독자 여러분은 밀코트 ‘조지 여관’의 방 하나를 보고 있다고 상상해 주기 바란다. 이 방은 여느 여관에서나 볼 수 있는 큼직한 무늬가 들어간 벽지와 카펫, 그런 가구가 있고, 벽난로 선반 위의 장식품들, 조지 3세의 초상화와 웨일스 공의 초상화, 울프 장군의 죽음을 그린 그림이 있는 방이다. 천장에 매달린 기름등과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의 불빛 덕분에 이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인다.
나는 망토와 보닛을 쓴 채 난롯가에 앉아 있고, 털토시와 우산은 탁자 위에 놓여 있다. 10월의 차갑고 축축한 날씨 속에서 열여섯 시간이나 여행한 탓에 몸이 꽁꽁 얼고 저려 왔다. 이제 그 냉기를 녹이고 있는 중이다. 새벽 네 시에 로우턴을 떠났는데, 지금 밀코트 시계탑이 막 여덟 시를 가리키고 있다. 편안한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마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않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 밀코트 ‘조지 여관’에 도착했다. 이곳 여관방에는 여느 여관에서나 볼 수 있는 큼직한 무늬가 들어간 벽지와 카펫, 그런 가구가 있고, 벽난로 선반 위의 장식품들, 조지 3세의 초상화와 웨일스 공의 초상화, 울프 장군의 죽음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기름등과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의 불빛 덕분에 이 모든 것이 환하게 보였다. 나는 망토와 보닛을 쓴 채 난롯가에 앉았다. 털토시와 우산은 탁자 위에 놓았다. 10월의 차갑고 축축한 날씨 속에서 열여섯 시간이나 여행한 탓에 몸이 꽁꽁 얼고 저려 왔다. 난롯가에서 언 몸을 녹였다. 새벽 네 시에 로우턴을 떠났는데, 밀코트 시계탑은 막 여덟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편안하게 앉아 쉬었지만, 마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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