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번역하고 교정 전문가가 다듬은 쉬운 고전 읽기 시리즈 1 제인 에어 22장>
돌아온 손필드
로체스터 씨가 내게 준 휴가는 겨우 일주일이었지만, 나는 게이츠헤드를 떠나기까지 한 달이나 머물렀다.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떠나고 싶었지만, 조지애나는 런던으로 떠날 때까지 함께 있어 달라고 간청했다. 그때 마침 그녀의 외삼촌 깁슨 씨가 누이의 장례를 치르고 집안일을 정리하기 위해 내려와 있었는데, 조지애나는 외삼촌의 초청을 받아 런던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조지애나는 엘리자와 단둘이 남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엘리자는 그녀의 슬픔을 위로해 주지도, 불안을 덜어 주지도, 여행 준비를 거들어 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내가 조지애나의 어리석고 나약한 하소연과 이기적인 탄식을 가능한 한 참고 들어 주었고, 옷을 꿰매고 짐을 꾸리는 일도 최선을 다해 도왔다. 조지애나는 사실 내가 바쁘게 손을 놀리는 동안 빈둥거리기만 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조지애나, 너와 평생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이렇게 얌전히 참아주지만은 않았을 거야. 네 몫의 일을 분명히 정해 주고, 반드시 해내도록 했을 것이야. 네가 하지 않으면 일은 그대로 방치되겠지. 또 무기력하고 진심도 거의 없는 그런 불평도 가슴속에 묻어두라고 단단히 말했을 거야. 지금 내가 이렇게 참고 맞춰 주는 것은, 우리의 인연이 이제 끝나가고 있고, 지금이 너에게 아주 슬픈 시기이기 때문이야.’
마침내 나는 조지애나를 배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엘리자가 내게 한 주만 더 머물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자신의 계획 때문에 모든 시간과 정신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곧 아무도 모르는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이라면서, 종일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방에 틀어박혀 트렁크를 채우고, 서랍을 비우고, 서류를 태웠으며,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엘리자는 내가 집을 돌보고 방문객을 맞으며 조문 편지에 답장을 써 주기를 바랐다.
어느 날 아침, 엘리자는 내게 이제 떠나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너의 도움도 훌륭했고 처신도 신중해서 고마웠어. 너와 함께 사는 것은 조지애나와 사는 것과 분명히 달랐어. 너는 자기 몫의 일을 스스로 해내고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니까. 나는 내일 대륙으로 떠나. 릴 근처의 한 종교 공동체에서 살게 될 거야. 너라면 수녀원이라고 부르겠지. 그곳에서는 조용하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거야. 당분간 나는 로마 가톨릭의 교리를 깊이 살펴보고, 그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면밀히 연구할 생각이야. 만약 내가 짐작하는 것처럼 그 교리가 가장 훌륭한 체계라는 결론에 이르면 나는 로마 교회의 신앙을 받아들이고 아마도 수녀가 될 거야.”
나는 그녀의 결심에 놀라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고, 마음을 돌리려 하지도 않았다.
‘그런 삶이야말로 너에게 꼭 맞겠군. 아무쪼록 잘되기를….’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헤어질 때 그녀는 말했다.
“잘 가, 제인 에어. 너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라. 너는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엘리자도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야. 다만 그 분별력이 아마 내년쯤이면 프랑스의 어느 수녀원 안에 산 채로 갇혀 버리겠지. 너가 좋다면 나도 크게 상관하지 않겠어.”
“그래, 맞아.”
우리는 그 말을 끝으로 각자의 길을 떠났다.
이후로는 엘리자나 조지애나를 다시 언급할 일이 없을 것이므로, 여기서 두 사람의 뒷이야기를 덧붙여 두겠다.
조지애나는 돈은 많지만 이미 한물간 사교계 신사와 좋은 조건으로 결혼을 했다. 그리고 엘리자는 실제로 수녀가 되었고, 수련 수녀 시절을 보냈던 그 수녀원의 원장이 되었다. 또한 자신의 재산을 그 수녀원에 기부했다.
잠시든 오래든 집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갈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런 감정을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긴 산책을 마치고 게이츠헤드로 돌아와 추워 보인다거나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꾸중을 들었던 기억은 있었다. 또 로우드 학교에서는 교회에서 돌아온 뒤 따뜻한 불과 넉넉한 식사를 간절히 바랐지만,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했던 기억도 있었다. 그러나 그 두 번의 귀가는 모두 즐겁거나 기다려지는 일이 아니었다. 다가갈수록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는 자석처럼 나를 부르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손필드로 돌아가는 일은 이제 처음 겪어 보게 될 일이었다.
여행은 몹시 지루했다. 첫날에는 오십 마일을 가고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었고, 다음 날에도 다시 오십 마일을 더 갔다. 처음 열두 시간 동안은 임종을 맞은 리드 부인만을 생각했다. 병으로 일그러지고 핏기마저 사라진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고, 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장례식 날도 떠올랐다. 관과 영구차, 검은 옷을 입고 뒤따르던 소작인들과 하인들의 행렬, 몇 되지 않았던 친척들, 입을 벌리고 있는 무덤, 고요한 교회, 엄숙한 예배가 차례로 생각났다. 이어 엘리자와 조지애나를 떠올렸다. 한 사람은 무도회의 꽃으로, 다른 한 사람은 수녀원의 작은 방에 사는 수녀로 그려 보았고,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외모와 성격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생각했다.
저녁 무렵 큰 도시에 도착하자 그런 생각은 흩어졌다. 밤이 되자 마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여행자의 침대에 누운 나는 지난 기억을 뒤로하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손필드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얼마나 머물 수 있을까? 오래 머물지는 못하리라는 것은 분명했다.
내가 집을 비운 동안 페어팩스 부인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저택의 손님들은 모두 떠났고 로체스터 씨는 삼 주 전에 런던으로 갔지만, 앞으로 이 주 안에는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페어팩스 부인은 로체스터 씨가 새 마차를 사겠다고 말했다며 결혼 준비를 하러 간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부인은 아직도 로체스터 씨가 잉그램 양과 결혼한다는 사실이 어딘가 믿기지 않지만, 사람들의 말과 자신이 직접 본 일을 생각하면 그 결혼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의심한다면 정말 이상한 사람이지.’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도 의심하지 않아.’
곧 또 다른 생각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그날 밤 온통 잉그램 양의 꿈만 꾸었다. 새벽녘의 선명한 꿈속에서 그녀는 손필드의 대문을 내 앞에서 닫아 버리고 다른 길을 가리켰다. 로체스터 씨는 두 팔을 가슴에 낀 채 서서 나와 그녀 둘 다를 비웃는 듯한 냉소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돌아가는 정확한 날짜를 페어팩스 부인에게 알리지 않았다. 밀코트까지 마중을 나오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조용히 걸어서 손필드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여행 가방을 마부에게 맡긴 뒤, 유월 어느 저녁 여섯 시쯤 조지 여관을 조용히 빠져나와 손필드로 이어지는 오래된 길을 걸었다. 그 길은 대부분 들판 사이를 지나갔고, 이제는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날 저녁은 눈부시게 화려한 여름날은 아니었지만 맑고 부드러웠다. 길을 따라 곳곳에서 건초를 베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고, 하늘은 앞으로도 좋은 날씨가 이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푸른 하늘이 드러난 곳의 빛은 차분하고 안정되어 있었고, 구름은 높고 엷게 층을 이루고 떠 있었다.
서쪽 하늘도 따뜻한 빛을 띠고 있었다. 축축하고 차가운 물빛은 전혀 없었다. 마치 대리석 무늬 같은 구름 장막 뒤에서 제단의 불이 타오르고 있는 듯했고, 그 틈 사이로 황금빛 붉은 광채가 새어 나왔다.
손필드가 가까워질수록 기뻤다. 너무도 기뻐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기쁨은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내 이성에게 일깨워 주었다.
‘네가 돌아가는 곳은 네 집이 아니야. 영원히 머물 안식처도 아니지.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곳도 아니야. 물론 페어팩스 부인은 따뜻한 미소로 너를 맞아 줄 것이고, 어린 아델은 손뼉을 치며 깡충깡충 뛰면서 반가워하겠지. 하지만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네가 지금 생각하는 사람은 그 둘이 아니라 다른 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는 너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러나 젊음만큼 고집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경험 부족만큼 눈먼 것이 또 있을까? 젊음과 미숙함은 이렇게 속삭이며 재촉했다.
‘그가 나를 바라보든 말든, 다시 로체스터 씨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은가. 서둘러라. 서둘러라. 아직 그와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곁으로 가라. 길어야 며칠, 아니 몇 주만 더 지나면 너는 그와 영원히 헤어지게 될 테니까.’
그 순간 차마 내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일그러진 감정, 막 태어난 새로운 고통을 억지로 목 졸라 눌렀다. 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손필드의 초원에서도 지금 건초를 베고 있겠지. 아니, 내가 도착하는 이 시간쯤이면 일꾼들은 막 일을 마치고 갈퀴를 어깨에 멘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제 들판 두어 개만 지나면 된다. 그러면 길을 건너 손필드의 대문에 닿게 된다.
울타리에는 장미가 얼마나 무성하게 피어 있는지! 하지만 꽃을 꺾을 시간은 없었다. 나는 어서 집에 가고 싶었다. 키 큰 들장미 덤불 하나가 잎과 꽃이 무성한 가지를 길 위로 뻗고 있었다. 그 곁을 지나니 돌계단이 딸린 좁은 문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로체스터 씨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책과 연필을 들고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그는 환영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온몸의 신경이 풀려 버리는 것 같아 순간 나는 스스로를 다스릴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그를 다시 만나도 이렇게 심장이 뛰거나 목소리를 잃고 몸조차 움직이지 못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움직일 수만 있게 되면 곧 돌아가야겠다. 이렇게 완전히 바보 같은 꼴을 보일 필요는 없다. 집으로 가는 다른 길도 알고 있으니까. 스무 갈래 길을 안다고 해도 이제는 소용없었다. 그가 이미 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어이!”
그가 외치며 책과 연필을 접었다.
“거기 있었군! 이리 오시오.”
나는 아마도 그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걸어갔는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내 움직임조차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 채, 오직 침착해 보이려고 애썼다. 무엇보다도 얼굴 근육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내 의지에 반항이라도 하듯 제멋대로 움직이며, 내가 숨기기로 결심한 감정을 드러내려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베일을 쓰고 있었고 그것은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덕분에 아직은 겨우 체면을 잃지 않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제인 에어인가? 밀코트에서 걸어온 거요? 그래, 역시 당신다운 짓이군. 마차를 보내 달라고 해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덜커덩거리며 길을 달려오는 대신, 꿈이나 그림자처럼 황혼을 틈타 조용히 집 근처로 숨어 들어오다니. 지난 한 달 동안 도대체 뭘 하고 돌아온 거요?”
“외숙모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외숙모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참으로 제인다운 대답이군! 착한 천사들이여, 나를 지켜다오! 죽은 사람들의 세상에서 막 돌아온 사람이 황혼에 나를 만나자마자 그런 말을 하다니! 감히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실체인지 그림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져보기라도 할 텐데 말이오. 요정 같은 사람! 하지만 늪에서 떠다니는 푸른 도깨비불을 붙잡으려는 것만큼이나 허망한 일이겠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
“이 방랑꾼 같으니! 한 달이나 내 곁을 떠나 있었으니 틀림없이 나를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 틀림없겠지!”
나는 로체스터 씨를 다시 만나면 기쁠 거라는 것을 알았다. 비록 그 기쁨은, 머지않아 내가 바라봐서는 안 될 사람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그의 마음에 내가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반쯤은 깨져 있었지만 말이다. 내 생각에, 로체스터 씨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 주는 힘이 너무도 풍부하게 넘쳐흘렀다. 그래서 나 같은 떠돌이 새, 낯선 새는 그가 흘려주는 부스러기 같은 호의만 맛보아도 넉넉한 만찬을 대접받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내게는 상처를 달래는 약과도 같았다. 적어도 내가 그를 잊었는지 아닌지가 그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손필드를 내 집이라고 불러 주었다. 아, 정말 그곳이 내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돌계단에서 길을 비켜주지 않았고, 나는 지나가게 해 달라고 말하기가 왠지 어려웠다. 그래서 화제를 돌려 물었다.
“런던에 다녀오셨다고요?”
“그렇소. 당신은 아마도 천리안이라도 있어서 그걸 알아낸 모양이군.”
“페어팩스 부인께서 편지에 적어 주셨습니다.”
“그럼 내가 런던에 무슨 일로 갔는지도 알려 주던가?”
“네, 새 마차를 사러 가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인, 새 마차를 꼭 한번 보고 말해 주시오. 당신 생각에는 그 마차가 로체스터 부인에게 꼭 어울릴 것 같은지. 그 보랏빛 쿠션에 기대앉아 있으면 마치 보아디케아 여왕★처럼 보이지 않겠소? 나는 겉모습만이라도 그녀와 조금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군. 자, 요정 아가씨, 어디 말해 보시오. 나를 잘생긴 남자로 만들어 줄 마법이나 사랑의 묘약 같은 건 없겠소?”
“그건 마법으로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로체스터 씨.”
그러나 속으로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 눈으로 본다면 로체스터 씨는 이미 충분히 멋진 분이에요. 아니, 오히려 당신의 엄격한 분위기에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힘이 있습니다.’
로체스터 씨는 때때로 내가 입 밖에 내지 않은 생각까지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읽어 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한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주 드물게만 짓는, 그만의 특별한 미소를 내게 지어 보였다. 마치 그런 미소는 아무 때나 쓰기에는 너무 귀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 같았다.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햇살 같은 미소였고, 그 따뜻한 빛을 지금은 내게 비추고 있었다.
“지나가시오, 제인.”
그는 돌계단에서 몸을 비켜 내가 넘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집으로 올라가시오. 친숙한 집의 문턱에서 지친 작은 발을 쉬게 하시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무 말 없이 그의 말에 따르는 것뿐이었다. 더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말없이 돌계단을 넘어섰고, 조용히 그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어떤 충동이 나를 붙잡았고,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돌아서게 만들었다. 나는 말했다. 아니, 내 안의 무언가가 나 대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말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로체스터 씨. 저에게 이렇게 큰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로체스터 씨 곁으로 돌아오게 되어 정말 이상할 만큼 기쁩니다. 그리고 로체스터 씨가 계신 곳이 곧 제 집입니다. 제 유일한 집이요.”
그리고는 곧바로 빠르게 걸었다. 너무도 빨리 걸었기 때문에 로체스터 씨가 뒤따라오려 했더라도 쉽게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다.
아델은 나를 보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페어팩스 부인은 언제나처럼 소박하고 다정하게 나를 맞아 주었다. 리아도 미소를 지었고, 심지어 소피까지도 기쁜 얼굴로 “봉수아르(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다. 그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내 존재가 그들의 기쁨을 더해 준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나는 굳은 마음으로 내 미래를 외면했다. 머지않은 이별과 다가올 슬픔을 끊임없이 경고하는 마음속 목소리에도 애써 귀를 막았다.
차를 마신 뒤 페어팩스 부인은 뜨개질을 시작했고, 나는 그녀 곁의 낮은 의자에 앉았다. 아델은 카펫 위에 무릎을 꿇고 내 곁에 바싹 기대앉았다. 서로에 대한 애정이 황금빛 평화의 둥근 울타리처럼 우리 모두를 감싸고 있는 듯했다. 나는 우리가 멀리, 그리고 너무 빨리 헤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조용히 기도했다.
바로 그때 로체스터 씨가 예고도 없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렇게 화목한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운 듯했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 페어팩스 부인은 이제 양녀가 돌아왔으니 마음이 놓이셨겠군요.”
이어 아델을 보면서도 말했다.
“아델은 이제 작은 잉글랜드 엄마를 꽉 안아주려고 준비 중인 것 같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감히 작은 희망을 품어 보았다. 그가 결혼한 뒤에도 우리를 어디에선가 그의 보호 아래 함께 머물게 해 주고, 그의 존재로부터 완전히 쫓아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손필드 저택으로 돌아온 뒤 2주 동안은 불안하면서도 평온한 나날이 이어졌다. 주인의 결혼 이야기는 아무도 꺼내지 않았고, 결혼을 준비하는 기색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거의 매일 페어팩스 부인에게 결정된 소식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아직 없습니다.”였다.
한 번은 부인이 직접 로체스터 씨에게 언제 신부를 데려오실 예정이냐고 물어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농담 한마디와 특유의 괴상한 표정만 지어 보였을 뿐이어서 그녀는 그의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나를 놀라게 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로체스터 씨가 잉그램 파크에 갔던 일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잉그램 파크는 다른 주의 경계에 있어 20마일이나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열렬한 연인에게 그 정도 거리가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게다가 로체스터 씨처럼 말을 능숙하게 타고 지치지도 않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는 아침나절 한 번 달리면 충분한 거리였다.
나는 품어서는 안 될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혼담이 깨진 것은 아닐까? 소문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 혹은 둘 다 마음을 바꾼 것은 아닐까?
나는 로체스터 씨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슬퍼 보이는지, 화가 나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그렇게 한결같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나쁜 감정의 흔적조차 없이 평온했던 때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나와 아델이 함께 있는 동안 내가 기운을 잃고 어쩔 수 없이 우울해질 때면, 그는 오히려 더 명랑해졌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더 자주 나를 불렀고, 그의 곁에 있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내게 더 친절했다.
아아! 나 또한 이전 어느 때보다도 그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 보아디케아 여왕 : 기원후 1세기 고대 브리튼의 이케니 부족의 여왕. 영국에서는 용맹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정 후기
역시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곁에 로체스터가 없으면 허전합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에 마치 열병 같은 아픔이 느껴집니다. 언제쯤 속 시원히 서로의 마음을 고백할까요?
이 장 앞 부분에서 사촌과 제인 에어의 말투가 존댓말로 번역되었다가 반말로 번역되었다가 왔다갔다 해서 수정해야 했습니다. 통번역을 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까요? AI 번역에서 이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아마 통번역을 했다면 등장 인물 간의 관계가 학습되어 이런 문제가 덜 나타났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장별로 따로 번역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체스터 씨는 내게 겨우 일주일의 휴가만 허락했지만, 나는 게이츠헤드를 떠나기까지 한 달이나 머물렀다.
▶ 로체스터 씨가 내게 준 휴가는 겨우 일주일이었지만, 나는 게이츠헤드를 떠나기까지 한 달이나 머물렀다.
사촌, 만약 너와 내가 평생 함께 살아야 하는 사이라면, 처음부터 이렇게 시작하지는 않았을 거야. 나는 참고만 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네 몫의 일을 분명히 정해 주고, 반드시 해내도록 했을 것이야. 네가 하지 않으면 그대로 내버려 두었겠지. 또 늘어지고 반쯤은 진심도 아닌 그런 불평도 가슴속에 묻어두라고 단단히 말했을 것이다.
▶ 조지애나, 너와 평생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이렇게 얌전히 참아주지만은 않을 거야. 네 몫의 일을 분명히 정해 주고, 반드시 해내도록 했을 것이야. 네가 하지 않으면 일은 그대로 방치되겠지. 또 무기력하고 진심도 거의 없는 그런 불평도 가슴속에 묻어두라고 단단히 말했을 거야.
감히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을 한 번 만져 보고 싶군. 실체가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림자인지 말이오.
▶ 감히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실체인지 그림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져보기라도 할 텐데 말이오.
나는 주인을 다시 만나는 것이 분명 기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록 그 기쁨은 그가 머지않아 더 이상 내 주인이 아니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내가 그의 마음속에서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반쯤은 깨져 있었지만 말이다.
▶ 나는 로체스터 씨를 다시 만나면 기쁠 거라는 것을 알았다. 비록 그 기쁨은 머지않아 그는 내가 바라봐서는 안 될 사람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그의 마음에 내가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반쯤은 깨져 있었지만 말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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